방송·유튜브 촬영, 초상권 침해는 어디서부터일까
PD에서변호사로 연재 ① 초상권
길거리 인터뷰, 브이로그, 행사 스케치까지 사람이 나오지 않는 영상은 드뭅니다. 그만큼 초상권 침해 분쟁도 흔해졌습니다. 촬영하는 사람은 어디까지 허락을 받아야 하고, 찍힌 사람은 무엇을 요구할 수 있을까요?
지난 글 방송 현장에서 가장 자주 부딪히는 법률 문제 5가지에서 예고한 대로, 첫 번째 주제인 초상권을 판례 중심으로 깊이 들여다봅니다. 【변호사님 경험 기입: 촬영 현장에서 초상권 때문에 고민했던 장면 1~2문장】
초상권은 어디서 나오는 권리인가
초상권은 법률에 따로 조문이 있는 권리는 아니지만, 대법원은 헌법 제10조에서 나오는 권리로 봅니다. 누구나 자기 얼굴이나 특정인임을 알아볼 수 있는 신체적 특징이 함부로 촬영·공표되거나 영리적으로 이용되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는 것입니다(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4다16280 판결).
이 권리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뉩니다.
- 촬영 거절권: 동의 없이 찍히지 않을 권리
- 공표 거절권: 찍힌 사진이나 영상이 동의 없이 공개되지 않을 권리
- 영리적 이용 거절권: 광고 등 돈벌이에 내 얼굴이 쓰이지 않을 권리
공개된 장소라면 괜찮을까
공개된 장소에서 찍었다는 사실만으로 초상권 침해가 정당화되지는 않습니다. 앞의 대법원 판결은 보험회사 직원이 소송 증거를 모으려고 교통사고 피해자의 일상을 몰래 촬영한 사건인데, 공개된 장소였고 증거 수집 목적이었어도 위법하다고 봤습니다.
동의를 받았더라도 범위가 문제입니다. 얼굴을 가려 달라는 조건으로 촬영에 응했는데 그대로 방송됐다면, 동의한 범위를 벗어난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동의는 받은 범위 안에서만 효력이 있습니다.
법원은 촬영으로 얻으려는 이익과 찍힌 사람이 입는 피해를 저울질해 위법성을 판단합니다. 언론 보도라면 찍힌 사람이 공적 인물인지, 보도 내용이 공공의 이해와 관련되는지가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됩니다(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0다253423 판결). 그리고 그 촬영이 위법하지 않았다는 점은 촬영하고 공개한 쪽이 증명해야 합니다.
촬영 전에 챙길 실무 원칙
- 특정인을 부각하는 장면은 촬영 전에 동의를 받고, 가능하면 서면이나 녹화로 남깁니다.
- 동의서에는 방송, 유튜브, 클립 재편집 등 활용 범위를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 동의를 받지 못한 일반인은 얼굴을 알아볼 수 없게 모자이크합니다. 옷차림이나 문신처럼 사람을 알아볼 수 있는 특징도 함께 살핍니다.
- 비만, 범죄, 사회 문제처럼 부정적인 맥락의 꼭지에는 일반인 얼굴을 자료 화면으로 쓰지 않습니다.
- 아동이 나오는 장면은 보호자 동의를 받습니다.
초상권 침해를 당했다면
초상권 침해는 그 자체로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고 주로 민사로 다툽니다. 다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는 신체를 몰래 찍었다면 성폭력처벌법상 불법촬영죄처럼 별도의 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 삭제 요청: 게시자나 플랫폼에 삭제를 요청하고, 정보통신망법에 따른 삭제·임시조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 언론중재 신청: 방송이나 언론 보도로 피해를 입었다면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 손해배상 청구: 대법원은 초상권을 침해당한 사람에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신적 고통이 따른다고 보아 위자료를 인정합니다(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다39277 판결).
- 증거 확보: 영상 주소, 화면 캡처, 게시 일시를 먼저 남겨 둡니다.
다음 편에서는 배경음악과 영상 저작권을 다루겠습니다.
참고 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