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 명예훼손, 몇 명 있는 방에서 한 말도 처벌될까

단톡방 명예훼손

공연성으로 읽는 단톡방 발언

우리끼리 하는 얘기라고 생각했던 단톡방 대화가 고소장으로 돌아오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단톡방 명예훼손이 성립하는지는 결국 공연성, 즉 그 말이 여러 사람에게 퍼질 수 있는 상태였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공연성의 의미와 대법원이 유지하고 있는 전파가능성 법리, 1:1 대화와 단톡방의 차이, 증거를 모을 때 주의할 점까지 정리했습니다.

2026.10.22

공연성은 사람 수가 아니라 전파 가능성의 문제

명예훼손과 모욕은 모두 공연히 이뤄져야 성립합니다.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대법원은 소수에게 말했더라도 그 상대방이 다른 사람들에게 퍼뜨릴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을 인정합니다. 이른바 전파가능성 법리이고, 2020년 전원합의체 판결로 다시 확인됐습니다(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

전파 가능성은 말한 사람과 듣는 사람, 피해자 사이의 관계, 대화를 하게 된 경위, 말의 내용과 방법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모욕죄의 공연성에도 같은 법리가 적용됩니다.

1:1 대화와 단톡방 명예훼손은 어떻게 다를까

1:1 대화라도 상대방이 퍼뜨릴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가족이나 아주 가까운 사이처럼 비밀이 지켜질 것이라고 볼 특별한 관계라면 공연성이 부정되기도 합니다.

단톡방은 여러 사람이 같은 내용을 동시에 보고, 캡처 한 번이면 밖으로 쉽게 퍼집니다. 그래서 인원이 많지 않아도 공연성이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모든 단톡방 발언이 똑같이 처벌되는 것은 아니고, 방의 인원과 구성원 사이의 관계, 대화 경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비밀로 해 달라고 덧붙였다고 책임이 사라지지도 않습니다. 실제로 퍼졌는지보다 퍼질 가능성이 있었는지를 따지기 때문입니다.

사실을 말해도 처벌될까

명예훼손은 거짓말에만 해당하지 않습니다. 단톡방에 누가 회삿돈을 썼다는 식으로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구체적 사실을 올리면, 그 내용이 사실이어도 명예훼손이 될 수 있습니다.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경우에만 처벌하지 않습니다.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도 정보통신망이므로,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면 형법보다 무거운 정보통신망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반면 구체적 사실 없이 욕설만 했다면 모욕의 문제입니다. 둘의 차이는 모욕과 명예훼손의 차이를 다룬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증거를 모을 때 주의할 점

  • 대화방 캡처: 내가 참여한 단톡방이라면 캡처해 보관할 수 있습니다. 대화방 이름, 참여 인원, 발언자, 시각이 함께 보이게 남기세요.
  • 녹음은 당사자로서만: 내가 참여한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아니지만, 내가 빠진 다른 사람들끼리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면 불법입니다.
  • 남의 휴대전화를 열지 않기: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를 몰래 열어 대화를 확보하면 그 자체가 별도의 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 캡처를 퍼뜨리지 않기: 증거로 모은 캡처를 다른 단톡방이나 SNS에 올리면 오히려 내가 명예훼손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증거는 수사기관에만 제출하세요.

단톡방 발언이 형법상 명예훼손·모욕인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인지에 따라 형량과 절차가 달라집니다. 모욕이라면 범인을 안 날부터 6개월 안에 고소해야 한다는 점도 기억해 두세요.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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